오늘의 산책
목차
일을 하다 잠깐 짬이난 그 시간 가만히 앉아 핸드폰만 보다
우연히 앞을 봤는데 이런 길이 보였다 무슨 바람인지 한번 걸어볼까?
하는 생각에 걷기 시작해본다
간만에 나무도 보고 이름 모를 풀들도 보고
뭐 핸드폰에는 미세먼지 나쁨이 떠 있고
그래도 왠지 좀 상쾌한 느낌 이랄까 평상시
미세먼지 나쁨인 산책로 보다 더 안좋은 곳에서 살고 있었나 싶다
요즘은 미세먼지도 그렇고 코로나도 그렇고
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 안이나 밖이나
같은 공기를 먹으며 사는것 같다
언제나 마스크가 한번 걸러줘야 그나마 마음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나보다
그런데 걷다보니 내가 어디를 걷고 있나 싶다 멀리 보이는 송전탑과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돌담과 시멘트로 잘포장된 길
흙을 밟고 살아야 한다던데
산책로를 걷다가도 흙을 밟긴 어려운 세상이구 싶다
그러고 보니 흙은 언제 밟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일부러 나무가에 흙을 한번 밟아본다
낯선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기분은 좀 좋아지는것 같다
그리곤 다시 시멘트 길로돌아와 실발에 묻은 흙을 턴다
흘을 밟아 좋아진 기분을 빨리 털어버리려는 듯 바닥에
탁탁 털어본다
걷다가 보니 공터가 보였다 가운데 저건 뭘까?
우물인가 설마 이런곳에 우물이...
다시 흙을 밟고 또 털어야 하나?
궁금해서 가까이 가본다
사람은 호기심 때문에 일찍 죽는다 했는데
그 위험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가까이 가보니 쓰레기 투성이다
무엇을 만든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지금은 큰 쓰레기통이다
괜히 큰 맘 먹고 들어와서 쓰레기 구경하고 나간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핸드폰을 보고
마스크를 추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