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나 더운데 벌써 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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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장마가 끝나자 바로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로 인해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건 즐거운 상황이건 시간은 흘러 벌써 처서가 다가왔다.
24절기 중 하나인 처서는 무엇일까?
태양의 황도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 중 열네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서 처서는 입추와 백로 사이이며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으로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한다. 예전의 부인들과 선비들은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음지나 햇볕에 말리는 행동을 이 무렵에 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에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도 사라진다 하여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또 이 무렵은 농사철 중에 비교적 한가한 때이기도 하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여무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사의 풍흉에 대한 농부의 관심은 크기 때문에 처서의 날씨에 대한 관심도 컸고, 이에 따른 농점도 다양했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 비’라고 하는데,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맑고 따뜻한 날씨가 지속돼야 나락이 잘 여물어야 하는데, 비가 내리면 나락에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이다.
예부터 부안과 청산은 대추 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맺히기 시작하는 처서를 전후하여 비가 내리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처서비는 농사에 유익한 것이 못된다. 그러므로 처서비를 몹시 꺼리고 이날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오늘은 가을의 문턱인 처서에 대해 알아보았다. 올해는 좀 빨리 날씨가 선선해져서 무더위에 마스크 착용까지 해야 하는 요즘 도움이 되어주면 좋겠다